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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G에서 GURPS Dungeon Fantasy에 이어 또 다른 e-book 시리즈 GURPS Power-Ups를 시작한 모양입니다. 바로 며칠 전 그 첫 번째인 Imbuements가 발매되었는데요. 이번엔 또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Dungeon Fantasy 4: Sages가 나온 후로 몇 달 동안 잠잠하여 많은 사람들이 Dungeon Fantasy 시리즈의 후속작을 기다리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예 새로운 시리즈라니 좀 뜻밖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이 책이 던전 판타지와 아주 관계가 없는 물건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Power-Ups 1: Imbuements는 전투 비중이 높은 비사실적 하이 파워 캠페인을 위한 책인데, 던전 판타지는 이 '전투 비중이 높은 비사실적 하이 파워 캠페인'이라는 범주에 정확히 부합하거든요. 실은 애초에 여러 말 할 것 없이 Imbuements의 내용 중 던전 판타지에서의 활용 방법을 다루는 부분이 따로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제 Imbuements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죠. 간단히 말해 Imbuements는 무기에 비사실적이지만 화려하고 강력한 각종 특수 효과를 부여하는 옵션 룰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여기서 무기라 함은 맨손을 포함하여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무기와 신체 부위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무기 제작이나 마법화에 관련된 내용인 것 같지만, 사실은 즉석에서 FP를 들여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하자면 컴퓨터 RPG의 특수 기술이나 격투 게임의 필살기에 가까운 물건입니다. 불꽃이 피어오르는 검, 귀신을 꿰뚫는 화살, 맨손에서 발출되는 장풍…. 드디어 이런 것들을 GURPS에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입니다.
…잠깐. 그런데 그런 거, 전에도 다 할 수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아니,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새삼스러울 만큼, 다양한 재료를 주물러서 별의별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GURPS의 주특기였습니다. 방금 언급된 것들만 해도, 물품 제한 장점이나 마법화 등을 이용하여 무기 자체에 특수 능력이 깃들게 할 수도 있고, 그게 여의치 않거나 저런 능력이 사용자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하고 싶으면 기본세트나 GURPS Powers 등에 나오는 각종 장점과 변형을 이용하여 하나 만들어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고요. 게다가 Imbuements는 분량도 적고 수록된 능력도 이미 완성된 것들이기 때문에 표현의 폭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새로운 표현 방식을 고안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장점 기반 능력이 원하는 바에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거나, 혹은 그냥 룰 메카닉의 측면에서 다른 방식을 사용해 보고 싶다거나 말이죠.
장점 기반 능력을 이용하면 매우 자유롭게 다양한 능력을 만들 수 있고 일단 만들어 두면 그냥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몇 가지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장점 기반 능력은 제작할 때의 자유도와는 별개로 사용할 때에는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장점 기반 능력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판정이나 효과 면에서 캐릭터의 다른 속성과 동떨어진 느낌이 큽니다. 설정상으로는 같은 원천으로부터 발현되는 능력이라 해도 장점 기반 능력을 일반적인 전투 기능과 연관시키기가 어렵고, 그 위력 또한 평소의 근력과는 별도로 다루어집니다. 특정한 무기를 들고 사용하는 특수 능력을 만들고 싶을 때도 곤란할 때가 있죠. 이런 부분들을 해결 및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없지는 않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습니다.
한편 Power-Ups 1: Imbuements에서 등장하는 Imbuement 옵션은 GURPS의 마법이나 비사실적 무예 기능과 유사한 형태로 구성됩니다. 먼저 Imbue라는 3단계 장점이 있고, 그것을 선결조건으로 하는 다수의 Imbuement 기능이 있는 것이죠. Imbue 자체는 오직 선결조건에 불과하고, 개별 기능은 따로 올려야 합니다. 물론 보다 강력한 Imbuement 기능일수록 더 높은 Imbue 단계를 요구합니다. 전투의 공격이나 방어 판정을 하기 전에 Imbuement 기능의 판정에 성공하면 그 공격이나 방어에(정확히는 사용하는 무기에) 해당 효과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검에 불길이 타오르게 한다거나 적에게 피해를 줄 때 HP를 흡수하여 자기 HP를 채운다거나 하는 것이죠. 기능을 기반으로 일반적인 공격이나 방어를 여러모로 향상시키거나 변형함으로써 전투용 초상 능력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랄까요.
그러나 마법과 달리 Imbuement는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Imbuement는 어디까지나 무기에 특수한 효과를 부여하는 것에 불과하고, 실제의 공방은 여전히 기존의 전투 기능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애초에 Imbuement 기능을 배울 때부터 특정한 전투 기능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어서 해당 전투 기능으로 다룰 수 있는 무기에만 그 Imbuement를 적용할 수 있기도 하고요. 마치 장점 기반 능력을 만들 때 변형 그 자체는 아무 쓸모가 없고 특정한 장점에 적용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오해의 소지를 감수하고 다소 거칠게 요약하자면 Imbuement를 장점이 아닌 기능에 붙일 수 있는 변형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을 법합니다. 그러고 보면 전투용으로 흔히 사용할 만한 변형의 상당수가 Imbuement의 형태로도 나온 듯하군요.
앞서 이야기한 독립적 장점 기반 능력과 비교할 때 의존적 기능 기반 능력으로서 Imbuement가 얻게 되는 장점은 분명합니다. 캐릭터의 다른 속성과 연관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특수 효과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죠. 또한 일반 기능의 연장선 상에서 때마다 Imbuement를 취사선택할 수 있으며 그 Imbuement 자체도 각각 하나의 기능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적절한 페널티를 받으면서 위력이나 효과를 조절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유연성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장점 기반 능력으로 처리하기에는 어색한 경우가 발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괜찮은 대안이 생긴 셈이죠. 예를 들어 권법을 사용하면서 장풍을 사용해 원거리 공격도 할 수 있는 캐릭터의 경우, 권법 기능과 별도의 고유공격을 만들고 고유공격 기능으로 판정하는 것과, 권법 기능과 파괴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장풍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죠.
페널티를 감수하고 면제를 받을 수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Imbuement 기능은 사용할 때마다 FP(혹은 Powers 등에서 소개된 Energy Reserve)를 소모하게 됩니다. FP는 HP와 달리 목숨과 직결되지 않으면서 이점을 얻기 위해 능동적으로 소비할 수 있으며 회복도 빠르기 때문에 전투를 비롯한 여러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어떤 강력한 능력이 남발되지 않도록 제약하는 역할도 하죠. 전투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할 경우 실제 HP 피해를 크게 입기 전에 FP만으로 대략의 결과가 판가름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GURPS 4판에는 FP를 사용하는 행동이 제법 많은데, 이는 연출적/전략적 선택의 여지를 넓혀주는 한편 특히 전투에서 HP 피해와는 별도로 국면을 진행시켜주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Imbuement는 그러한 FP의 활용성을 더욱 강조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정한 장르를 주제로 하는 Dungeon Fantasy 시리즈에 비해 Power-Ups 1: Imbuements는 비교적 범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mbuements 자체에서도 Dungeon Fantasy를 위시해 Martial Arts, Supers 등에서의 활용 방법이 따로 소개되고 있지만, 그게 아니라도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전투 비중이 높은 비사실적 하이 파워 캠페인이라면 여러 곳에 적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단지 모든 장점이 모든 캠페인에 적합한 것이 아니듯, Imbuement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모든 Imbuement를 모든 캠페인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캠페인 설정과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취사선택이 필요할 것입니다.
Imbuement 기능들은 거의 하나같이 매우 비사실적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특정한 배경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장점 기반 능력에 비해 보다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기능에 과격한 변형이 들어가니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화살 한 발을 쏘면 여러 개로 쪼개져 연사로 처리되는 Imbuement부터 무기를 던지면 알아서 싸우는 Imbuement까지, 엄청나게 요란하고 과장된 것이 많죠. 정당화는 적당히 알아서 할 노릇입니다. 애초에 본문에서도 이제 만화나 영화를 넘어 비디오 게임을 몇 번이나 언급하고 있을 정도죠. 더구나 Imbuement가 사용되는 방식을 고려하면 실제 전략적 활용 면에서도 컴퓨터 RPG에서 사용하는 특수 기술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예 그런 점을 한껏 즐기고 싶다면 가능한 모든 옵션을 최대한 활용하면 될 테지만, 정도를 적당히 조절하여 플레이하려는 경우에는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있겠지요. 물론 영 그런 게 싫으면 그냥 안 쓰면 그만입니다. GURPS가 좋은 점은 떫은 부분은 뱉고 맛있는 부분만 삼키면 된다는 점이죠.
어떤 Imbuement 기능들은 기존의 전투 옵션이나 비사실적 무예 기능, 테크닉 등과 흡사하기도 합니다. 그냥 같이 쓸 수도 있지만, 대체도 가능하다는 얘기죠. 각기 장단점이 있겠습니다만, Imbuement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옵션이 Imbuement 룰로 일원화된다는 면에서 편의성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반면, 일반적인 공방에 Imbuement 기능 판정이 덧붙게 되며, 즉석에서 이런저런 요소를 계산해야 하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판정이 번거로워질 우려도 있긴 합니다. 어차피 FP가 소비되는 기능이므로 마구 사용하기 어렵기도 하고, 판정 몇 번 더 하는 것 정도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으니 사실은 별 걸림돌이 안 될 수도 있고요. 아직 Imbuement를 도입한 플레이를 직접 시도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어렵고, 아무래도 경험이 말해줄 문제일 듯합니다.
이상으로 Power-Ups 1: Imbuements에 관한 대략의 소개는 된 듯합니다. 쓴 김에 감상을 몇 마디 덧붙이자면, 저는 Imbuements를 무척 즐겁게 읽었습니다. 룰의 표현 범위나 방법을 확장시켜주는 서플리먼트를 선호하기도 하거니와, 지금껏 마음에 꼭 맞게 표현하기 어려웠던 점들을 상당 부분 해결해 주었거든요. 게다가 이게 단발이 아닌 시리즈로 예정되어 있어서 더욱 기대가 되고요. 아, 후속작의 제목은 일단 공개가 되었습니다. Power-Ups 2: Perks라는군요.
사실 Dungeon Fantasy 4: Sages가 나온 후로 몇 달 동안 잠잠하여 많은 사람들이 Dungeon Fantasy 시리즈의 후속작을 기다리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예 새로운 시리즈라니 좀 뜻밖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이 책이 던전 판타지와 아주 관계가 없는 물건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Power-Ups 1: Imbuements는 전투 비중이 높은 비사실적 하이 파워 캠페인을 위한 책인데, 던전 판타지는 이 '전투 비중이 높은 비사실적 하이 파워 캠페인'이라는 범주에 정확히 부합하거든요. 실은 애초에 여러 말 할 것 없이 Imbuements의 내용 중 던전 판타지에서의 활용 방법을 다루는 부분이 따로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제 Imbuements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죠. 간단히 말해 Imbuements는 무기에 비사실적이지만 화려하고 강력한 각종 특수 효과를 부여하는 옵션 룰을 제공하는 책입니다. (여기서 무기라 함은 맨손을 포함하여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무기와 신체 부위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무기 제작이나 마법화에 관련된 내용인 것 같지만, 사실은 즉석에서 FP를 들여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하자면 컴퓨터 RPG의 특수 기술이나 격투 게임의 필살기에 가까운 물건입니다. 불꽃이 피어오르는 검, 귀신을 꿰뚫는 화살, 맨손에서 발출되는 장풍…. 드디어 이런 것들을 GURPS에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입니다.
…잠깐. 그런데 그런 거, 전에도 다 할 수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아니,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새삼스러울 만큼, 다양한 재료를 주물러서 별의별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GURPS의 주특기였습니다. 방금 언급된 것들만 해도, 물품 제한 장점이나 마법화 등을 이용하여 무기 자체에 특수 능력이 깃들게 할 수도 있고, 그게 여의치 않거나 저런 능력이 사용자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하고 싶으면 기본세트나 GURPS Powers 등에 나오는 각종 장점과 변형을 이용하여 하나 만들어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고요. 게다가 Imbuements는 분량도 적고 수록된 능력도 이미 완성된 것들이기 때문에 표현의 폭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새로운 표현 방식을 고안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장점 기반 능력이 원하는 바에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거나, 혹은 그냥 룰 메카닉의 측면에서 다른 방식을 사용해 보고 싶다거나 말이죠.
장점 기반 능력을 이용하면 매우 자유롭게 다양한 능력을 만들 수 있고 일단 만들어 두면 그냥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몇 가지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장점 기반 능력은 제작할 때의 자유도와는 별개로 사용할 때에는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장점 기반 능력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판정이나 효과 면에서 캐릭터의 다른 속성과 동떨어진 느낌이 큽니다. 설정상으로는 같은 원천으로부터 발현되는 능력이라 해도 장점 기반 능력을 일반적인 전투 기능과 연관시키기가 어렵고, 그 위력 또한 평소의 근력과는 별도로 다루어집니다. 특정한 무기를 들고 사용하는 특수 능력을 만들고 싶을 때도 곤란할 때가 있죠. 이런 부분들을 해결 및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없지는 않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습니다.
한편 Power-Ups 1: Imbuements에서 등장하는 Imbuement 옵션은 GURPS의 마법이나 비사실적 무예 기능과 유사한 형태로 구성됩니다. 먼저 Imbue라는 3단계 장점이 있고, 그것을 선결조건으로 하는 다수의 Imbuement 기능이 있는 것이죠. Imbue 자체는 오직 선결조건에 불과하고, 개별 기능은 따로 올려야 합니다. 물론 보다 강력한 Imbuement 기능일수록 더 높은 Imbue 단계를 요구합니다. 전투의 공격이나 방어 판정을 하기 전에 Imbuement 기능의 판정에 성공하면 그 공격이나 방어에(정확히는 사용하는 무기에) 해당 효과가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검에 불길이 타오르게 한다거나 적에게 피해를 줄 때 HP를 흡수하여 자기 HP를 채운다거나 하는 것이죠. 기능을 기반으로 일반적인 공격이나 방어를 여러모로 향상시키거나 변형함으로써 전투용 초상 능력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랄까요.
그러나 마법과 달리 Imbuement는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Imbuement는 어디까지나 무기에 특수한 효과를 부여하는 것에 불과하고, 실제의 공방은 여전히 기존의 전투 기능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애초에 Imbuement 기능을 배울 때부터 특정한 전투 기능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어서 해당 전투 기능으로 다룰 수 있는 무기에만 그 Imbuement를 적용할 수 있기도 하고요. 마치 장점 기반 능력을 만들 때 변형 그 자체는 아무 쓸모가 없고 특정한 장점에 적용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오해의 소지를 감수하고 다소 거칠게 요약하자면 Imbuement를 장점이 아닌 기능에 붙일 수 있는 변형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을 법합니다. 그러고 보면 전투용으로 흔히 사용할 만한 변형의 상당수가 Imbuement의 형태로도 나온 듯하군요.
앞서 이야기한 독립적 장점 기반 능력과 비교할 때 의존적 기능 기반 능력으로서 Imbuement가 얻게 되는 장점은 분명합니다. 캐릭터의 다른 속성과 연관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특수 효과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죠. 또한 일반 기능의 연장선 상에서 때마다 Imbuement를 취사선택할 수 있으며 그 Imbuement 자체도 각각 하나의 기능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적절한 페널티를 받으면서 위력이나 효과를 조절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유연성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장점 기반 능력으로 처리하기에는 어색한 경우가 발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괜찮은 대안이 생긴 셈이죠. 예를 들어 권법을 사용하면서 장풍을 사용해 원거리 공격도 할 수 있는 캐릭터의 경우, 권법 기능과 별도의 고유공격을 만들고 고유공격 기능으로 판정하는 것과, 권법 기능과 파괴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장풍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죠.
페널티를 감수하고 면제를 받을 수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Imbuement 기능은 사용할 때마다 FP(혹은 Powers 등에서 소개된 Energy Reserve)를 소모하게 됩니다. FP는 HP와 달리 목숨과 직결되지 않으면서 이점을 얻기 위해 능동적으로 소비할 수 있으며 회복도 빠르기 때문에 전투를 비롯한 여러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어떤 강력한 능력이 남발되지 않도록 제약하는 역할도 하죠. 전투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할 경우 실제 HP 피해를 크게 입기 전에 FP만으로 대략의 결과가 판가름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GURPS 4판에는 FP를 사용하는 행동이 제법 많은데, 이는 연출적/전략적 선택의 여지를 넓혀주는 한편 특히 전투에서 HP 피해와는 별도로 국면을 진행시켜주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Imbuement는 그러한 FP의 활용성을 더욱 강조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정한 장르를 주제로 하는 Dungeon Fantasy 시리즈에 비해 Power-Ups 1: Imbuements는 비교적 범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mbuements 자체에서도 Dungeon Fantasy를 위시해 Martial Arts, Supers 등에서의 활용 방법이 따로 소개되고 있지만, 그게 아니라도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전투 비중이 높은 비사실적 하이 파워 캠페인이라면 여러 곳에 적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단지 모든 장점이 모든 캠페인에 적합한 것이 아니듯, Imbuement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모든 Imbuement를 모든 캠페인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캠페인 설정과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취사선택이 필요할 것입니다.
Imbuement 기능들은 거의 하나같이 매우 비사실적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특정한 배경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장점 기반 능력에 비해 보다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기능에 과격한 변형이 들어가니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화살 한 발을 쏘면 여러 개로 쪼개져 연사로 처리되는 Imbuement부터 무기를 던지면 알아서 싸우는 Imbuement까지, 엄청나게 요란하고 과장된 것이 많죠. 정당화는 적당히 알아서 할 노릇입니다. 애초에 본문에서도 이제 만화나 영화를 넘어 비디오 게임을 몇 번이나 언급하고 있을 정도죠. 더구나 Imbuement가 사용되는 방식을 고려하면 실제 전략적 활용 면에서도 컴퓨터 RPG에서 사용하는 특수 기술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예 그런 점을 한껏 즐기고 싶다면 가능한 모든 옵션을 최대한 활용하면 될 테지만, 정도를 적당히 조절하여 플레이하려는 경우에는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있겠지요. 물론 영 그런 게 싫으면 그냥 안 쓰면 그만입니다. GURPS가 좋은 점은 떫은 부분은 뱉고 맛있는 부분만 삼키면 된다는 점이죠.
어떤 Imbuement 기능들은 기존의 전투 옵션이나 비사실적 무예 기능, 테크닉 등과 흡사하기도 합니다. 그냥 같이 쓸 수도 있지만, 대체도 가능하다는 얘기죠. 각기 장단점이 있겠습니다만, Imbuement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옵션이 Imbuement 룰로 일원화된다는 면에서 편의성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반면, 일반적인 공방에 Imbuement 기능 판정이 덧붙게 되며, 즉석에서 이런저런 요소를 계산해야 하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판정이 번거로워질 우려도 있긴 합니다. 어차피 FP가 소비되는 기능이므로 마구 사용하기 어렵기도 하고, 판정 몇 번 더 하는 것 정도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으니 사실은 별 걸림돌이 안 될 수도 있고요. 아직 Imbuement를 도입한 플레이를 직접 시도해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어렵고, 아무래도 경험이 말해줄 문제일 듯합니다.
이상으로 Power-Ups 1: Imbuements에 관한 대략의 소개는 된 듯합니다. 쓴 김에 감상을 몇 마디 덧붙이자면, 저는 Imbuements를 무척 즐겁게 읽었습니다. 룰의 표현 범위나 방법을 확장시켜주는 서플리먼트를 선호하기도 하거니와, 지금껏 마음에 꼭 맞게 표현하기 어려웠던 점들을 상당 부분 해결해 주었거든요. 게다가 이게 단발이 아닌 시리즈로 예정되어 있어서 더욱 기대가 되고요. 아, 후속작의 제목은 일단 공개가 되었습니다. Power-Ups 2: Perks라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