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글수 2,429
예전에 자기 아들이 맨날 이상한 무협지나 환타지 소설만 읽는다고 걱정하는 부모님을 만난 적이 있어요. 저는 어찌됐던 책 읽는 습관을 들이면 나중엔 좋은 작품을 찾게 될 거라고 답했었죠. 제 자신도 어렸을 땐 주로 흥미 위주로 책을 읽었으니까요. (왠지 갈수록 역사나 다른 것도 이것저것 손을 대게 됩니다.. 순문학도 좀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근데 요즘 양산형 판타지 소설(이하 양판소) 얘기를 듣다보면, 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양판소를 읽는 독자들도 결국엔 좀더 나은 작품을 찾게 되려나요? 그렇게 된다면 천편일률적인 세계관이나 질적인 문제는 시간이 가면 해결될 거 같기도 한데...
2010.02.05 01:43:33 (*.106.170.90)
인구의 문제일 것 같네요.
양산형 소설 정도 밖에 못 쓰는 작가가 90명 있으면 그보다 나은 걸 쓸 수 있는 사람이 10명 있기 마련이고, 양산형에 만족하는 독자가 900명 있으면 그보다 나은 걸 찾는 사람이 100명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나은 작품이 나오면 저 900명도 그걸 보게 되고, 그 결과 긍정적 피드백이 이루어지지요. 영어권에도 양산형 판타지, 양산형 SF는 얼마든지 있어요.
근데 문제는 저 긍정적 피드백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임계인구가 작지 않다는 거죠. 제 생각에 한국에서는 당분간 무리라고 봅니다.
양산형 소설 정도 밖에 못 쓰는 작가가 90명 있으면 그보다 나은 걸 쓸 수 있는 사람이 10명 있기 마련이고, 양산형에 만족하는 독자가 900명 있으면 그보다 나은 걸 찾는 사람이 100명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나은 작품이 나오면 저 900명도 그걸 보게 되고, 그 결과 긍정적 피드백이 이루어지지요. 영어권에도 양산형 판타지, 양산형 SF는 얼마든지 있어요.
근데 문제는 저 긍정적 피드백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임계인구가 작지 않다는 거죠. 제 생각에 한국에서는 당분간 무리라고 봅니다.
2010.02.05 02:10:28 (*.33.18.104)
저도 양판소 읽다가 다른 책도 읽게 된 경운데... 모두가 다 그렇게 되리라고는 또 확실히 보장은 못 하겠네요. 제 친구중에도 여전히 양판소만 읽는 친구도 있고요.
김성일님 말처럼 나은걸 찾는 사람은 적은 것 같습니다.
김성일님 말처럼 나은걸 찾는 사람은 적은 것 같습니다.
2010.02.05 02:29:45 (*.169.61.107)
소녀시대 듣다가 소녀시대 듣다가 소녀시대..... 하는 식인 거죠. 더 깊게! 를 추구한다는 것이 시간 빠지고 김 빠지는 일이니만큼, 대단한 걸 기대할 수는 없으리라고 봅니다. 당장 제 동생들도 그쪽 얘기만 나왔다 하면 학을 떼는걸요.
2010.02.05 03:37:15 (*.106.170.90)
한걸음 나아가서... 양산형 장르 소설에 질린 사람은 대개 그 장르를 통째로 버립니다. 질적으로 차별화되는 작품들의 수가 적거나 아예 구별 기준이 마땅치 않은 경우 (유명 작가라거나, 권위 있는 상이라거나, 지명도 있는 잡지라거나) 특히 그렇고요. 더 나은 것이 있다는 증거가 뻔히 보이지 않는 한, 그 장르 내에서 그런 것을 찾을 생각은 그다지 하지 않죠.
그래서 권위 있는 판타지 문학상 같은 거 하나만 생겨도 가망이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평가할 가치가 있는 작품의 수가 과연 상이 존립할 수 있을 정도로 나와 줄지, 그리고 그런 상을 통해 당선자들의 데뷔를 보장해 줄 만한 루트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네요.
그래서 권위 있는 판타지 문학상 같은 거 하나만 생겨도 가망이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평가할 가치가 있는 작품의 수가 과연 상이 존립할 수 있을 정도로 나와 줄지, 그리고 그런 상을 통해 당선자들의 데뷔를 보장해 줄 만한 루트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네요.
2010.02.05 03:50:17 (*.139.135.61)
약간 다른 관점인데, 저같은 경우 제일 좋아하는 한국 판타지 소설은 폴라리스 랩소디지만, 공부나 과제 등으로 지쳐서 머리를 식히려고 할 때는 절대로 폴라리스 랩소디는 읽지 않습니다. 머리를 식히지를 못하거든요. ;;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좀 더 나은 작품을 읽는 독자들;;도 필요에 따라 양산형 소설들을 찾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봅니다. 어차피 이런 용도로는 책이 팔백원의 가치만 해 주면 되니까요. 학교 앞에서 사먹는 불량식품 같은거죠.
결국 사람들이 책을 고를때는 그 사람이 책을 고르는 시점에서 책에 어떤 역할을 요구하는지도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플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들이나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은 양판소밖에 못본다고 생각했던 제 동생도 재미있게 보던걸 봐선, 진짜 잘 쓴 소설은 노는 물이 다른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좀 더 나은 작품을 읽는 독자들;;도 필요에 따라 양산형 소설들을 찾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봅니다. 어차피 이런 용도로는 책이 팔백원의 가치만 해 주면 되니까요. 학교 앞에서 사먹는 불량식품 같은거죠.
결국 사람들이 책을 고를때는 그 사람이 책을 고르는 시점에서 책에 어떤 역할을 요구하는지도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플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들이나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은 양판소밖에 못본다고 생각했던 제 동생도 재미있게 보던걸 봐선, 진짜 잘 쓴 소설은 노는 물이 다른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
2010.02.05 12:47:59 (*.31.19.32)
한편 요즘의 흐름을 보면, 양산형 환협지도 슬슬 질리는 분위기고 대신 라이트노벨 쪽이 활발히 나오고 있는 거 같은데요. 라이트노벨 쪽도 비슷하게 양산형으로 질적 하락의 길을 밟으려나요?.. 저는 별로 읽어보진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2010.02.07 22:23:47 (*.140.7.58)
애시당초 한국식 양산형의 주 독자가 남자 중학생~고등학생인 이상
양판소가 독서습관을 얻을 수 있는 징검다리 역활이 되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양판소를 읽는 사람들의 목적이 대부분(전부가 아닙니다.) 이리저리 깽판치는 남주에 감정이입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거는요. 저도 그렇고요.
하이텔 시절을 제외하더라도 나름 잘쓴 수작들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저런 욕구충족을 만족시키지 못하니..
대부분은 출판이 되지 않습니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정상 앙판소를 읽다가 다른 작품을 찾게 되는 건 좀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양판소와 일반소설의 읽는 목적이 서로 다르니까요.
(실제로도 양판소를 즐기면서도 나름 비중있는 명작들을 골라읽는 녀석들도 제법 됩니다.)
양판소가 독서습관을 얻을 수 있는 징검다리 역활이 되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양판소를 읽는 사람들의 목적이 대부분(전부가 아닙니다.) 이리저리 깽판치는 남주에 감정이입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거는요. 저도 그렇고요.
하이텔 시절을 제외하더라도 나름 잘쓴 수작들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저런 욕구충족을 만족시키지 못하니..
대부분은 출판이 되지 않습니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런 사정상 앙판소를 읽다가 다른 작품을 찾게 되는 건 좀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양판소와 일반소설의 읽는 목적이 서로 다르니까요.
(실제로도 양판소를 즐기면서도 나름 비중있는 명작들을 골라읽는 녀석들도 제법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