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초여명에서 번역 출간한 GURPS 국문2판의 세 번 째 보조자료.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기본세트 캐릭터북에 실려 있는 장점과 변형의 사용법, 약간의 추가 장점과 추가 변형, 초상능력의 개념과 초상능력이 등장하는 캠페인의 운용법, 각종 옵션 룰등이 실려있습니다. 장별로 가볍게 훑어보자면. 

1장인 초상능력 만들기는 대체로 "개념잡기"입니다. 초상능력, 원천과 소재, 기술, 능력인자, 재능 등의 용어를 설명하고, 초상능력과 일반 장점의 차이, 능력인자-초상능력-재능-기술로 이어지는 초상능력 시스템과 이를 만드는 법이 나와 있습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실제 캐릭터 제작에서 혼란을 일으키게 되니 꼼꼼히 읽는게 좋습니다. 

원천과 소재는 설정에 관련된 용어이고, 기술, 능력인자, 재능은 캐릭터 시트에 반영되는 룰적 부분에 관한 용어입니다. 헷갈리기 쉬우니 기억해 둡시다. 

2장 기술 만들기에서는 기본 세트 캐릭터북에 나와있는 장점의 사용법과 그 재해석, 원하는 효과를 내기 위한 대안, 그리고 각종 변형의 사용법과 추가 장점 및 변형이 나옵니다. 유용한 부분이기는 하나 양이 많아서 한번에 다 읽기는 어렵고 대강 훑어본 후에 캐릭터를 만들때 자세히 참조하면 좋습니다. 기존 장점들이 재해석되면서 룰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미지상으로 꺼려져서 못 만들 것 같은 캐릭터도 거리낌 없이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눈감고도 싸울 수 있는 무술가 캐릭터에게 기능을 높이는 대신 '진동감각'을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각 장점의 기본 역할에 대한 해설은 따로 없기 때문에 계속 기본세트 캐릭터북을 참조해 가면서 읽어야 합니다. 좀 불편. 

3장 예시들은 말 그대로 여러가지 초상능력과 기술에 대한 예시가 나와있습니다. 초상능력 제작이 익숙치 않을 경우 예시에서만 뽑아 써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쯤 오면 1장에서 읽은 초상능력/원천/재능 등의 개념이 슬슬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초상능력의 이름 때문에 특히 헷갈리는데, 예를 들면 

'공기 재능' 1단계에 '마법' 인자가 붙은 '공기' 초상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플레이 중에 받은 CP를 사용해 '신성' 인자가 붙은 '공기' 초상능력을 얻었다면, 이미 가지고 있던 '공기 재능' 1단계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법도 합니다. 

사실은 이건 예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인자를 여러개 늘어놓은 것 뿐이고, 인자가 다르다면 서로 다른 초상능력으로 봐야 할 겁니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능력 디자인 단계에서 이름을 다르게 붙이는게 좋겠죠. '공기(마법)' , '공기(신성)' 식으로요. 실은 저도 아직 확신은 못 하고 있는 문제지만……. 

앞서 말한 원천과 소재는 캐릭터 설정에 관련된 부분, 기술, 능력인자, 재능은 룰적 부분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읽으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그밖에 '내장형 화기' 라는 이름으로 각종 총기를 '기술'의 예시로 만들어 놓은 부분도 흥미롭고, 여러가지 공격/방어/이동 기술등의 예시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나와있습니다. 캐릭터 제작에 여러가지로 도움이 됩니다. 

4장 초상능력의 활용에서는 초상능력을 사용할때 나올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규칙과, 초상 능력의 분발이나 기능 사용의 보조에 관한 특수 룰, 사나이의 로망 '합체 공격'이나 빗나간 공격의 기물 파손에 관한 옵션 규칙이 있습니다. 공격이 빗나가면 3D를 굴려서 표에 나온 만큼의 가치를 가진 기물 파손이 발생하는 식입니다. 

5장 캠페인의 구성과 운영은 초상능력을 가지게 된 기원, 캐릭터의 파워레벨 조정, 시나리오를 망치기 쉬운 초상능력(독심력으로 범인을 알아내버린다든가) 등에 대한 조언이 주가 됩니다. 

6장 초상능력과 장르에서는 신화적 판타지/현대모험물/비밀능력물/초능력물/미래 SF/수퍼물 6가지의 장르적 관행과 파워레벨, 주요 소재, 설정에 관한 내용을 다룹니다. 

전체적으로 버릴 부분이 없고, 기본 세트로 초상능력 캠페인을 돌리려고 시도했던 분이라면 한번 쯤 해봤을 고민에 대한 답이 상당 수 있습니다. 불행하다면 불행하달까, 그 상당수의 답 중 상당수가 "이런 식으로 설정해 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식이지만요…. 

그리고 4~6 장은 1~3장에 비해 양은 적지만 초상능력이 등장하는 캠페인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는 이쪽에 대개 몰려있습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룰 데이터가 많은 부분에서는 3단 편집이 읽기 불편하고, 용어와 룰적 개념을 바로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들겠습니다. 거의 'GURPS 상급세트'라고 할만큼 CP를 많이 다루는데 장점과 그 변형만 다루고 단점은 안 다뤄준것도 좀 아쉽군요. 일부라도 다뤄줬으면 했는데. 3장에서 초상능력의 예시를 다룰 때도 가나다순이 아니라 원천별로 정렬된 표가 있었으면 더 편했을 것 같습니다. 

그밖에 일본식 초상능력 장르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미국 회사라서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겁스를 어느 정도 다뤄봤고, 일본식 초상능력 장르에 관한 조예가 어느 정도 있다면 이 책으로 일본식 초상능력 장르를 플레이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지만 확실히 설명해낼 수 있다면 룰적으로는 거의 다 뒷받침됩니다. 

추천 : GURPS 팬, 초상능력 장르 팬 
비추천 : 처음 해보는 분은 일단 겁스 기본세트부터 삽시다 

그럼 이만.